http://www.imdb.com/title/tt1035736/
이미지출처 : www.wikio.co.uk
어제, 피곤해서, 출근길에 그냥 극장에 가서 조조할인 영화 '아무거나' 본다고 봤던 영화인데, 보고 난 기분은 '쓰레기중의 쓰레기를 봤다'는 아주 불쾌한... (이렇게 심하게 말할것 까지는 없는데...)
왜 불쾌했냐하면, 제가 코코 샤넬이 누구인지, 샤넬이 왜 명품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샤넬이라는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낸 사람의 일대기라면 뭔가 배울것이 있을것 같아서 그래서 봤던 것인데, 그 저의 일말의 기대를 와르르 우장창 무너뜨린 영화라서.
샤넬...이 유명하긴 한가 봅니다. 저한테도 코코샤넬이라는 향수가 있고, 그 유명하다는 샤넬 넘버 5 그것도 약 20년간 저를 따라다니는 향수도 한병 있습니다. 왜 20년간 따라다니냐하면 그것이 꽤 비싸다고 알려진 것인데, 우연히 제 수중에 들어왔는데, 제가 그 '냄새'가 싫어서 쓰지도 못하고, 비싸다니까 버리지도 못하고, 그래도 폼나는 물건이라고 하니까 그냥 아무데나 두고 '나도 그거 있다'고 자랑이나 하는... 헤헤헤.
아무튼 그래서 그 '샤넬'이 대단한 사람인것 같아서 영화를 보니깐, 아 뭐 대단한 분인것은 맞습니다. 고아에서 세계적인 패션 대가로 자라나서 '여성들의 복장'에 해방을 가져다 준 분이니까. 대단한 분인것은 맞는데, 그 대단하게 성장한 과정이 어쩐지 불쾌하더란 것이지요. 그 사람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고아가, 아무것도 없는 사회의 밑바닥 처녀가 생존 할 수 있는 방법은? 바느질을 하거나 몸을 팔거나 돈많은 놈들의 비위나 맞춰주며 적당히 현지처 처럼 살아주거나 뭐... 뭐, 그걸 비난할 생각도 없는데, 그런 구조, 돈없는 밑바닥 시궁창의 쥐같은 인생이 성공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 그 지저분한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기분마저 쓰레기같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짜증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보고 나서 기분이 아주 지저분해졌는데, 그래도 미진한 것이 있어서 대략 웹으로 코코 샤넬이라는 사람의 일생을 검색을 해보니, 2차대전때 프랑스가 나찌군에 함락되었을때 나찌에 부역을 한 경력도 있고, 뭐, 자신의 나이도 열살가까이 낮춰서 속인다거나, 거짓말로 자신의 신분을 멋대로 포장한다거나, 온갖,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 저지를만한 소소한 짓거리들은 다 한 사람이더라구요. 그래서 기분이 더욱 엉망이 되면서, 아하 이것이 샤넬의 본질인 것이지... 했습니다.
얼마전에 검찰총장 내정자가 미역국을 먹고 미끌어진 적이 있었는데, 뭐 그를 결정적으로 미끄러지게 한 여러가지 대목중에는, 그 내정자의 부인이 면세점에서 수천달러짜리 샤넬 핸드백을 샀다는데, 사실은 부인이 돈을 낸 것이 아니고 아무개가 내줬다더라. 스폰서 받았다더라 뭐 대략 이런 이야기들. 나 그 샤넬가방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요. 내가 샤넬여사라고 부르는, 명품으로 온집안을 도배를 하는 어느 귀부인의 소장품중에도 그 가방이 있으니깐. 샤넬및 온갖 명품으로 도배를 한 그 귀부인의 삶을 지배하는 우울감... 그런 여러가지 정황과 샤넬 여사의 지저분하고 찬란한 삶을 함께 오버랩시켰을때 문득 떠오르는 한가지 생각, "아하 이것이 샤넬의 본질인 것이지."
시궁창의 쥐가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1) '스폰서'가 필요하다.
(2) 몸을 팔던가 명예를 팔아야 한다.
(3) 몸이 뛰어나거나 머리가 뛰어나야 한다.
그렇게 스타가 된 후에도 시궁쥐는 시궁쥐의 기억에서 벗어날수 없다.
그렇게 스타가 된 후에도 사람들은 시궁쥐를 기억한다.
샤넬은 시궁쥐이고 스타이며 우울이고 벗어날수 없는 시궁쥐의 기억이니, 오늘도 시궁쥐는 자신이 시궁쥐임을 잊기위해, 시궁쥐의 흔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시궁쥐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샤넬을 사들인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지독한 냄새의 샤넬 넘버 파이브 병을 쓰레기통에 넣지 못하고 자랑을 하기 위해 보관하며 내 시궁쥐의 나날에 입을 다신다. 냠냠.
나는 시궁쥐. 스타도 못된 병신같은 시궁쥐. 주위에 있는 시궁쥐를 우습게 아는 우스운 시궁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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