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5일 금요일

치과 자랑.

오늘도 치과 의자에서 두시간이 흘렀다.

아말감 뜯어낸 것 오른쪽 네개의 신경치료를 모두 마치고 금으로 채우는 작업을 했고

왼쪽 신경치료를 위해 마취, 임시 마감공사등을 했다.

(진도 팍팍 나간다.)

이제 오른쪽으로 안심하고 뭐든 씹어 먹을수 있게 되었다.

 

내가 통증을 잘 참는다는 칭찬을 여러차례 받았다.

원래 통증을 잘 참느냐고...

내가?  내가 원래 엄살쟁이였는데, 

내 신체의 일부를 누군가가 건드리는 것을 못참아 했는데

치과 치료는 힘들지 않게 잘 받아내고 있다.

오히려 나는, 치과지료 받는일이 내가 전에 겪었던것,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수월해서

치과가 마냥 좋아지고 있는 판이다.

(내가 한국에 살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치과에 다니면서 소소한것까지 모두 처치를 받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나를 치료해주는 의사나 간호사 입장에서는 내가 통증을 잘 참아내는

착한 환자로 비쳐지는 모양이다.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통증을 잘 견디거나 혹은 둔감해진것일까?

이것도 나이를 먹은 사람의 힘일까? 

뭐 이런 생각을 해 봤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조금씩 조금씩 대담해지고,

아픈것을 별로 느끼지 않게 되었는데

기실은 혼자서 눈물을 쏟은 시간이 많고

지금도 혼자서 울때가 많다.

하지만, 내가 전보다 단단해진 것도 사실인것 같다.

여유...같은것이 생겼다고 할까...

지난 일년간, 나는 죽음과도 같은 우울증의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그 터널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을 죽지 않고 견뎌냈고,

앞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일들로 어깨가 무겁기는 하지만,

죽음의 터널을 견딘 사람의 여유 같은것이 가슴속에서 자란것도 같다.

 

치과에서

'참 잘 참는 분'이라는 칭찬을 여러차례 받아서, 나 스스로 대견했다. (나도 철 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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