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0일 목요일

옷 보따리 ~

지난주 일요일에 미주리주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여행짐을 꺼내 정리하면서 내가 저지른 실수를 깨달았다.

내가 숙소 옷장에 내 옷을 그대로 남겨두고 온 것이다! (으아악!)

 

사연인즉슨,

그 전날 나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들을 실수없이 차곡차곡 챙겨두었었다.

내가 원래 준비정신이 강해서 뭐든 앞질러서 준비를 다 해놓는 편이다.

성격대로 전날부터 이미 짐을 챙기고 청소상태까지 점검을 했는데

옷장속의 옷을 그대로 남겨두었었다.

왜냐하면

그 옷들은 그래도 내가 본교에서 여러 공식, 비공식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각종 회의에 참석할 것을 전제로 특별히 선택한,

얌전한 옷들이었는데 - 이런 옷들은 구김도 잘 가니 조심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옷장 옷걸이에 얌전하게 걸어놓은 상태에서

마지막에 숙소를 떠나기 직전에 가방에 챙겨넣겠다고 작정을 했던 것이다.

(미리 가방에 챙겨넣으면 다 구겨지고 말테니까...)

 

그런데 출발하는날에도 몇가지 공식적인 행사가 있다고

학장님이 서두르라고 하는 바람에

"난 어제 가방 다 싸 놨다구요!" 이러고 당당하게 보따리를 끌고 나왔던 것이다

(옷장속의 내 옷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

 

블라우스 몇장과 스커트 몇장. 그리고 정장구두 한켤레.

하하하 이것들을 미주리주 시골구석의 학교 숙소에 놓고 온 것이다.

 

부랴부랴 학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장님은 일주일간 본교에 더 머물면서 일을 하고

다음주에나 워싱턴으로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학장님!  제 숙소 옷장에 제 옷이 그냥 있어요! 챙겨 놨다가 오실때 갖다 주세요!"

학장님이 내 부탁을 듣고 내가 사용하던 숙소에서 옷들을 챙긴후에 전화를 하셨다.

"하이고 내가 이선생 비위맞춰주랴, 옷 챙겨주랴 바쁘다 바뻐.

이거 원 시애비가 며느리 챙겨주는 꼴이네, 하이고, 내가 이 옷보따리를 갖고 가면 집에 가서 마나님한테 맞어 죽을것인데~~~  나 맞어 죽으면 이선생은 조의금이나 많이 내셔~ "

 

학장님이 내 옷 갖다 줘야 내가 그거 입고 한국 갈 것인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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