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미술관에 갔을때, 뮤지엄숍에서 내 학생 한명이 엄마한테 선물 한다며 이 우산을 고르는 것을 보았다. 사실 이것은 딱히 이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미술관에 가면 쉽게 볼수 있는 '중국산'이다. 어쩌면 한국의 우산가게에서는 이것을 오천원쯤에 판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 학생을 따라서 나도 이것을 하나 샀다. 우리 엄마 드리려고.
실제로 이 우산은 칠십대 중반의 우리 엄마가 들기에는 조금 무거울지도 모른다.
가쁜하기보다는 어쩐지 무게감이 느껴진다.
엄마는 이것을 우산대신 양산으로 사용하실지도 모른다. (이것이 우산인지 양산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우리 엄마한테는 이보다 더 좋은 우산이나 양산이 이미 여럿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 있는 우리 엄마의 자식들은 엄마에게 좋은것, 귀한것만 사다가 드린다.
그러므로 이것은 어쩌면 시시한 물건이 될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래도 나는 이 우산을 샀다.
모네의 양귀비 꽃밭 그림이 좋아서.
그 속에 있는 아줌마가 우리 엄마같고,
그 속에 있는 모자쓴 아이가 나 같아서
(엄마와 내가 이렇게 고운 옷을 입고 이렇게 고운 풍경속에 서본적은 없을지라도
그래도 어쩐지 이 그림을 보면 나는 어린날의 햇살까지 생생하게 떠올리게 된다.)
엄마는 이것을 뭣하러 비싼돈 주고 사왔냐고 하실것이다.
하지만 한번쯤은 이것을 쓰고 노인대학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실것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전 MOMA에 있는 파란 하늘에 구름이 우산안에 둥둥 뜬거 그거 가끔 들여다봐요..
답글삭제그거 쓰면 비오고 흐려도 맨날 맑은 하늘 아래일 것 같아서요..
이것도 참 곱네요.. 어머님께서 좋아하시겠어요..^^
@사과씨 - 2010/06/08 11:07
답글삭제아마도 르네 마그리뜨의 그림이겠지요. 우산 든 남자, 모자, 우산, 구름...그런거...
저도 이쁜 우산 보면 사고싶은데,
안사는 이유가...
우산 쓰는거 귀챦아해요 (-.-) 그냥 대충 비 피하거나 맞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