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3일 일요일

Grief, 비애, August Saint Gaudens

 

스미소니안 미국미술 박물관 2층 구석쪽에 어둠침침한 홀이 하나 마련되어 있다. 얼핏 무덤에 들어가는 기분이 드는 곳인데, 그곳에 이 작품이 있다.

 

알려진바로는 아담스 대통령과도 한 집안 이라는 헨리 아담스 (작가) 의 부인이 1885년  음독자살을 했다고 한다. 왜 음독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헨리 아담스는 당시 최고로 알려진 조각가 August Saint Gaudens 에게 묘지를 장식할 조각을 부탁한다. Gaudens 는 동양의 부처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열반의 세계를 이 작품에 표현하려고 했다고 한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애매모호한 사람, 알수 없는 표정.  이 작품은 워싱턴 외곽의 Rock Creek Cemetry (롹 크릭 공동묘지)의 아담스 가족 묘지에 세워지게 되는데,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Grief (비애)라는 제목으로 불리워지기 시작했던 모양이다. 원제는 '비애'가 아닌데.

 

남편인 헨리 아담스는 신경이 쓰였다. 사람들이 이 작품을 멋대로 통속적으로 해석하고 제목을 붙여 부르는 일을 매우 싫어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 대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나 비평가들은 그냥 'Grief'라고 불러댔다.  (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은 어쩐지 킥킥대고 있을것 같지 않은가?)  아, 정말로 '비애'인 것이지...

 

하여, 원작은 워싱턴의 공원묘지에 여전히 건재하고, 헨리 아담스의 허락을 받고 제작된 소수의 카피본이 있는데, 그 중 한점이 스미소니언에 전시가 되어 있다.  스미소니언에 있는 작품은 갈 때 마다 보면서도, 여전히 갈 때마다 기분이 으스스해지곤 하는데, 묘지의 햇살 아래에서 보면 어떤 느낌이 들 지 궁금하다. 언젠가 심심할 때 산책삼아 한번 가봐야겠다.

 

Adams Memorial

modeled 1886-1891,

cast 1969

Augustus Saint-Gaudens Born: Dublin, Ireland 1848 Died: Cornish, New Hampshire 1907 Roman Bronze Works (Founder) bronze 69 7/8 x 39 7/8 x 44 1/2 in. (177.4 x 101.4 x 112.9 cm.)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Museum purchase 1970.11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2nd Floor, East Wing

 

http://americanart.si.edu/collections/search/artwork/?id=21528

원래는, 오래 지속되는 감기로 약에 취해 사는 것도 지쳐서, 약에 취해 있다가, 아 그냥 이대로 잠들어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몰상식'하고 '불건전'한 생각을 잠시 하다가,  문득 이 작품 생각이 나서, 나의 이 비탄에 잠긴 심정을 풀어볼까 끄적거린 것인데, 쓰다가 보니까, '비애'라는  엉터리 제목 때문에 그 남편 헨리 아담스가 신경질을 벅벅내며 여기저기 편지 쓰던 상황을 상상해보니 갑자기 웃음이... 웃음이... 갑자기 코메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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