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왕눈이는 '라사 압사 (Lasa Apso)' 잡종일것으로 추정된다. 털복숭이 개이다. 최근에 털을 싹 밀어버려서 지금은 '치와와'같은 꼴이 되고 말았지만, 기본적으로 털복숭이 개이다. 시추하고도 사촌간인 이 종류의 개들은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그리고 내가 관찰한바로는 '털복숭이 개'들은 털복숭이 개들을 좋아한다. 왕눈이는 털이 길고 복슬거리는 개들과는 사이좋게 어울려 놀고, 털 짧은개를 보면 으르렁대고 사납게 군다.
옛날에 플로리다에 살때는 아파트 이웃의 포메라니안 개와 사이좋게 지냈다. 왕눈이는 문만 열렸다 하면 그집으로 달려갔다. 그 개도 문만 열렸다하면 왕눈이에게 놀러왔다. 하지만 털이 짧고 행동이 민첩한 발바리과의 윗집 개하고는 앙숙으로 지냈다. 아주 물어 죽이겠다는듯이 으르렁대곤 했다.
우리 이웃에는 비촌 프라이즈 (Bichon Fries) 종류의 개 한쌍이 산다. 그 집은 내가 플로리다에서 이사올 즈음에 조지아주에서 이사를 왔다. 그래서 둘다 서로 미국 남부에서 올라왔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형제'같이 각별한 이웃의 정을 느꼈다. 이 개는 오글오글한 털로 뒤덮여 있다. 그리고 순하고 태평하다. 이 개들은 우리 왕눈이와 몸집이 비슷한데 이렇게 오글거리는 털로 뒤덮여 있어서 몸집이 커보이는 편이다. 시각적으로만 커보일뿐 들어 안아보면 비슷하다. (사진은 그냥 웹에서 빌려온것이다.)
이 개들은 우리집 건너 건너편에 사는데, 왕눈이는 심심하면 열린 문틈으로 뛰어나가 최종적으로는 이 개들이 사는 집 현관문 앞에서 어슬렁대고; 마찬가지로 이 개들 역시 집을 뛰쳐나와서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이 우리집 현관문이다.
그러니까, 개가 없어지면, 그개가 간 곳은 뻔하다. 그리 가보면 거기 있으므로...
오늘은 집에서 일을 하는 중인데, 책상앞 창가로 하얀 털 뭉치같은 것이 굴러다니길래 내다보니, 이 개들이었다. 요놈들이 우리집 현관문을 박박 긁었는데, 내가 일을 하느라 그걸 감지를 못했나보다. 그러자 내 창가에 와서 동동거리는 것이었다. 문 열으라고. 요놈들이 내 창문과 현관문 사이를 오가며 박박 긁거나 동동거린다.
왕눈이도 낌새를 눈치채고 문 안쪽에서 동동거리고.
결국 내가 현관문을 열어서 두 놈을 잡아 들인후, 두 놈을 안아다가 이웃에 양도하는 것으로 일단락.
이제 왕눈이 이사가면, 니네들 여기 와도 왕눈이 없는데...
마지막 인사하러 왔니?
개들은 속상하겠다. 친구한테 이사간다는 말도 못하겠다.
이번주말에 이사한다.
한국에 있는 친정에 가면 보실보실한 강아지들이 엄마, 아빠, 애기들 해서 한 60마리쯤 있어요..날 좋으면 고양이에 병아리, 오골계, 오리 다 같이 마당에서 놀아요..
답글삭제물론 사업이긴 하지만 싱글인 오빠는 자기애들인양 대해요..의리로 치면 개들이 사람보다 낫다고요.. 저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 얼굴만 봐도 누군지 이름 다 알고요..다 하얀말티즈 녀석들인데 진돌이라고 진돗개 한마리만 약간 노름하지요.. 저 복슬한 애들 사진보니까 걔들 생각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