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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눈(雪) 풍경: Round Hill Road 구부러진 언덕길

워싱턴 디씨,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 2층에, 미국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장이 몇개가 나란히 있는데, 그 중에 이런 방이 보일겁니다.  창이 두개가 있고요, 그 창사이에 그림 한장이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방 가운데에 푹신한 벨벳 의자가 있습니다. 거기 앉으세요. 그 의자에 앉아서 이 그림을 바라보는 겁니다.

 

 

 

 

 

 

 

 

가만히 앉아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귀가 안들리는것 같아요.

그림속의 정적이 그림 밖으로 나와서 내 귓가에 맴돌아요.

그러면 나는 아무것도 안들리고

뺨을 스치는 눈바람을 느낄 뿐이지요.

'정적'이 이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런 '소음'이라고도 하지요

매일 포탄 터지고 총알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 고통받던 사람이, 퇴역하여 고향에 돌아왔을때, 그 사람은 도통 무지무지한 소음때문에 귀가 아파서 견딜수 없었대요. 정적의 소리죠. Sound of Silence.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무지무지한 속도로 돌아가고 있고, 그 소리도 엄청나대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귀가 청음가능한 음역대만 들을 뿐이죠.

 

이런 신비한 그림이 한 장 있어요.  여름에도 이 그림 앞에 앉으면 눈이 내리는 소리가 나요. 안믿겨지지요?  하지만, 한번 가보세요. 어쩌면 눈의 정적 뿐 아니라, 내 목소리가 들릴지도 모르죠. 안믿겨지죠?  후후.  믿어봐도 좋을텐데, 한번.  믿거나 말거나.

 

 

 

 

 

 

 

 

 

Round Hill Road (ca. 1890-1900)

John Henry Twachtman Born: Cincinnati, Ohio 1853 Died: Gloucester, Massachusetts 1902 oil on canvas 30 1/4 x 30 in. (76.8 x 76.2 cm.)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Gift of William T. Evans 1909.7.64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2nd Floor, East Wing

 

 

눈(雪) 풍경: 장 프랑소와 밀레의 Solitude 고독.

 

 

Jean Franclis Millet (1853)

Solitude

2009년 9월 20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촬영

 

 

일주일 전에 내린 폭설은 지난 이틀간 내린 비에 많이 녹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상은 하얗습니다. 운전하고 다니기에는 불편하지만, 창가에 앉아서 내다보기에는 좋지요.

 

자료사진 정리 하다가, 지난 가을에 필라델피아에서 발견한 밀레의 눈 풍경화.  눈쌓인 숲을 그려놓고 제목은 '고독'이라고 달아 놓았군요. '고독'한건 풍경이 아니고 밀레 자신이었겠지요. 풍경에 자신의 정감을 투사한거죠.

 

그때도, 그 찬란한 가을에도 이 그림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요, 미술관에서 우연히 프랑소와 밀레를 발견하면 참 반가워요. 밀레는 화가가 아니라 성자같아요.  그냥 무조건 반갑고,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