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타운의 시계탑 건물.
이 시계는 약 30분 느리다.
그러니까 여기 도착하여 이 사진을 찍은 시각은 오후 세시 45분쯤이다.
오락가락 하는 날씨.
흐리다가
비가 쏟아지다가
쨍하고 밝아지는 것이 반복된 하루였다.
기온은 늦여름처럼 더워서 모두 반팔 차림이었다. (나도...)
그러니까,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이기도 했다.
선선하고 촉촉하고, 바람도 불어주고, 그늘도 있고. (가끔 비도 맞고)
강가에 앉아서 흘러가는 강물 쳐다보는 것이 내 사는 낙이다.
나는 물이 좋다.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보는것도 좋고, 호숫물도 좋고, 개울이 깔깔대며 흘러가는 것도 좋고, 그중에 으뜸은, 파도. 파도 쳐다보기. 파도 소리 듣기.
전에 무슨 과학 기사를 봤는데, 섹스를 즐긴 최초의 생명체는 물고기라고 한다. 고생물학자들이 연구 했겠지. 물고기의 기관중에 섹스를 즐긴것을 증명할 만한 기관이 있다는거다. 글쎄, 물 쳐다보면서 그런거 골똘히 생각하고 그런다... (뭐냐 ..나?)
아, 원래 지구상 생명체의 시원이 '물'이었다고 하니까...
내가 포토맥 강변을 숱하게 걸으면서, 아래와 같은 광경은 오늘 처음본다.
뭐냐하면, -- 물안개.
물안개는 보통, 아침 나절에 퍼지는 것인데,
오늘은 오후 네시 반쯤.
날이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하면서
강변에 이런 물안개가 깔리더라.
강변에는 늘 이런 현상이 일어나겠지...
내가 그동안 발견을 못 한 것일뿐.
길을 걷는데, 갑자기 쨍하고 세상이 밝아졌다.
그리고 주위가 온통 황금빛으로 빛났다.
나는 이 사진을 찍어놓고 제목까지 달아놓았다.
'황금동굴'
나는 지금부터 황금 동굴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거야.
그 동굴속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존재가 있어.
그가 내게 손을 내밀어 우리가 손을 맞잡으면, 나의 번뇌가 황금이 용해되듯 물이되어 사라지는거야....
빗물에 젖은 낙엽도 지나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에 왔다.
땀흘리고 걸으니 머리가 개운해진다.
나는 황금의 동굴에서 황금의 존재를 만나, 내 번뇌를 씻고 나온거야.
집에와서 메일 체크해보니, 대학원 동기 '라민'의 메일이 와 있다.
젠킨스 교수가 돌아가셨다.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내가 전공한 그 학과를 열으셨던 분이다.
현재 플로리다주립대 어학원을 세운 분이기도 하고.
가을은, 운명하기에 적당한 계절이기도 하다. 낙엽도 떨어지고, 사람도 떠나고...
한번 왔다가, 가는 거라서, 요즘은 어떤 죽음에 대해서도 담담한 편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고생 안하시고 돌아가시면 하늘의 복이라고 여기는 편이다.
낙엽이 스르르 지듯,
꽃잎이 하늘하늘 지듯
그렇게 곱게 떠나는 일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모든 사라지는 것들에 애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