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6일 월요일

The Empire of Light II (빛의 제국 2) 르네 마그리뜨

 

Rene Magritte (Belgian, 1898-1967)

1950 (Oil on Canvas)

 

 

2009년 9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찍어옴.

http://americanart.textcube.com/80

 

 

 

2009년 10월 25일 일요일

[NGA] The Robert and Jane Meyerhoff Collection

National  Gallery of Art 동관에서 현재 진행중인 미국 현대미술 전시회 소식. 10월 1일부터 내년 5월까지.  11월중에 한번 가 보고싶다. 10월은, 감기 몸살 플루 뭐 종합적인 몸살로 뭘 제대로 못했다.  11월에는 더 많이 웃고, 더 많은 좋은 생각을 하면서, 더 생산적으로 살고싶다.

 

 

http://www.nga.gov/exhibitions/meyerhoffinfo.shtm

 

 

Image: Hans Hofmann, Autumn Gold, 1957 oil on canvas, Collection of Robert and Jane Meyerhoff Ten themes—Scrape, Concentricity, Line, Gesture, Art on Art, Drip, Stripe to Zip, Figure or Ground, Monochrome, and Picture the Frame—illuminate specific works across the Robert and Jane Meyerhoff Collection. The resulting juxtapositions, often surprising and provocative, provide a new way to tell the story of postwar American art, and of a great collection. Through remarkable acuity, exhaustive study, and close relationships with the artists, the Meyerhoffs amassed one of the most outstanding collections of modern art, with an emphasis on six American masters: Jasper Johns, Ellsworth Kelly, Roy Lichtenstein, Brice Marden, Robert Rauschenberg, and Frank Stella, in addition to important works by leading abstract expressionists and younger artists. A number of the ten themes concern the material process of creation, others address issues of form and composition, and still others extend past material and formal issues to broach the self-reflexive aspects of modernist painting. Some 126 paintings, sculptures, drawings, and prints include several acquisitions made after the collection was last highlighted in a major exhibition at the Gallery in 1996. All of the works in the exhibition have been donated or promised to the National Gallery of Art and continue to shape and greatly enhance the Gallery's modern and contemporary

 

 

11월 셋째주에 작품 설명회도 가보고 싶다.

 

 

Special Exhibitions
The Robert and Jane Meyerhoff Collection: Selected Works
Sally Shelburne, David Gariff, or Diane Arkin

November 10 at 2:00PM
November 16, 18, 20–22, 25 at 1:00PM
November 17, 19 at 11:00AM

December 7, 11 at 12:00PM
December 9, 17, 22 at 2:00PM
(60 minutes)

 

[Movie] Amelia

 

http://www.imdb.com/title/tt1129445/

 

 

 

힐러리 스웽크와 리차드 기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멜리아 이어하트 일대기 영화가 미국 전역에서 10월 23일 개봉되었다.. 아멜리아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이번 여름에 출시된 Night at the Museum: Battle of the Smithsonian (박물관은 살아있다, 스미소니안 편 http://www.imdb.com/title/tt1078912/ )을 학생들과 함께 본 적이 있다.  이 영화에 여자 비행사 아멜리아가 나왔는데 바로 그이가 꽤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여자라서, 근사한 여자라서 내 눈길을 끌었을 것이다.

 

 

 

위의 사진은 '박물관은 살아있다 2009년판'에서 에이미 아담스가 연기했던 아멜리아 에어하트. (사진에 남겨진 아멜리아와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 아멜리아는 이쁘장하지도 않고 아담하지도 않다. 소년처럼 마르고 길쭉하고, 얼굴도 역시 길쭉하고.  에이미 아담스라니... 제길슨... 어쨌거나, 어차피 그 영화에서 정말 인물과 배역이 닮았던 경우가 없었으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호흡을 맞춰 '백만불 베이비'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얻었던 힐러리 스웽크가 연기한 아멜리아.  이번에는 리처드 기어, 이완 맥그리거가 파트너였다. 이완 맥그리거가 나와서 흐뭇. (이완 맥그리거가 트래인스포팅에 나올때만해도 풋내가 났었는데, 이제 중년처럼 보인다. 오오 세월이여.)  영화시장에서 크게 흥행할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인물의 일대기' '영웅들의 전기' 영화나 이야기를 좋아하므로 이런 영화 나오면 '무조건' 가서 보는 편이고, 내 평가는 대개 '만족'스러운 편이다. 힐러리 스웽크, 이 영화에서 그녀의 '매력'이 제대로 사는것 같다. 다시 말해서, 이만큼 이 배우가 멋있게 보인적이 없었다.  (그가 분한 역할이 사실 많은 사람들의, 혹은 많은 여성들의, 혹은 나의 꿈이 아니었을까?)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Amelia Earhart 는 1897년생, 1937년 태평양 상공에서 실종되었다. 딱 40년 살았다. (죽기에 좋은 나이. 한 근사한 여성이 삶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뒤 돌아보지 않고 떠나기에 좋은 나이 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 비행을 '인생 최후의 비행'이라고 말한바 있고, 비행사가 마지막 비행후에 어떤 삶을 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뭐 그대로 사라진 마침표가 썩 나빠보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아멜리아 에어하트가 남긴 말, 말, 말...

 

Never interrupt someone doing what you said couldn't be done.

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다른 사람이 해보려고 시도할때 그를 방해하지 말라.

 

The most effective way to do it, is to do it.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단 일을 하는것이다.

 

Women, like men, should try to do the impossible. And when they fail, their failure should be a challenge to others.

 

여성들은,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불가능해보이는 일을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이 실패로 돌아갔을때, 여성들의 실패는 다른 사람들에게 또다른 모험이 될것이다.

 

There are two kinds of stones, as everyone knows, one of which rolls.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이 세상에는 두종류의 돌이 있다. 그 둘중의 한가지는 '구르는 돌'이다.

 

Never do things others can do and will do if there are things others cannot do or will not do.

다른 사람들도 다 할 수 있는 일, 다른 사람들도 다 하게 될 일을 하지 말라,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을 일이 있다면 그쪽을 선택하라.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남편, 조지 푸트남 (George Putnam).  영화에서 리처드 기어가 성실한 후견인으로서의 남편 역할을 잘 보여줬는데,  아멜리아보다 대략 열살쯤 연상이었던 그는 부인과 이혼하고 아멜리아와 재혼했으며, (하하, 이 대목에서는 조지아 오키프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관계와 꽤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1937년 7월에 아멜리아가 태평양 상공에서 실종했는데, 일년 반 후에 1939년 1월에 실종된 아멜리아를 '사망신고' 처리하고, 그해 5월에 다른 여인과 삼혼 (재혼 이후에 또 결혼 했으니까 3혼)을 했다. 뭐, 그렇다는 것이지... 하하. 사랑은 덧없다. 더구나 그 사랑이 죽고 없어진 후에야 기다릴것도 없을테니까 말이다. 

 

영화 보고 깨달은 것 총평:

 1. 부잣집에서 태어나 뭐 공주놀이하면서 제멋대로 잘 커서 남이 감히 해보기도 힘든 '비행기조종'도 해보고 잘 나갔던 여자.

 2. 프로모터가 없었다면 별볼일이 없었을지도 모르는, 전형적인 '미국'의 산물.

 3. 그저 옷을 잘입어야 출세를...  (뭐냐 이거, 왜 이런 결론이 나오는거냐 근데...)

 4. 이런 모든것을 영화에 담아내줬으니 영화 자체가 '영화'와 '현실'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점수 듬뿍 줘도 될 만하다.   근사한 여성 비행사 일대기 영화 보러 갔다가,  아메리카 상업주의의 산물의 일생, 스타는 어떻게 탄생하나 뭐 이런 재미없는 현실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다.

 5. 그래서, 역시, 스타가 되려면 좋은 옷 입어야하고,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해 하고 깨닫고 나오면서 문득, 내가 침대에서 기어나온 부스스한 차림으로 꺼먼 패딩잠바를 이불처럼 두르고, 세수도 안한채로 영화관을 걸어나오고 있다는 '현실'을 발견,  아아아 이런 꼴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내 이미지는 어떻게 될까, 공포에 부들부들. 

 6. 또한가지 별도로 깨달은것, 일요일 오전에 남들 줄줄이 예배당에 갈 시간에 극장에 와 앉아있는 이 '이교도' 혹은 배은망덕하고 무지몽매한 '무신론자'들에게 극장은 성소이자 에덴동산~  

 

 

 

2009년 10월 24일 토요일

Shanandoah National Park, Skyline Drive 단풍구경

 

Shanandoah National Park, Skyline Drive 홈페이지

http://www.nps.gov/shen/planyourvisit/driving-skyline-drive.htm

 

한반도의 척추가 태백산맥이라면, 북미 미국의 척추는 애팔라치아 산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애팔라치아 산맥의 정점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가 있다. Skyline Drive 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50마일 정도 달리면 Front Royal 이라는 소읍이 나오고 이곳에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의 입구 (셰난도 국립공원 입구)가 있다.  이 산맥의 등줄기에 올라 서쪽을 보면 굽이 굽이 이어진 산들이 보이는데 그렇게 한없이 가면 서부가 나온다. 이 산맥의 등줄기에서 동쪽을 보면 푸른 산자락 너머 너머에 대서양이 펼쳐진 형상이다. 수도 워싱턴에서 한시간 거리이므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골치가 아프면 이 산맥의 등줄기에 올라 넓게 펼쳐진 국토를 내려다보며 상념에 잠기곤 한다고 한다.

 

버지니아로 온지도 2년이 넘었지만, 나는 가을 단풍 구경을 제대로 해 본적이 없었다.  오늘 하필 절정이라는 가을단풍 구경을 나섰는데,  날이 변화무쌍하여 흐리고, 비가 쏟아지다가, 개다가 다시 비가왔다.  난 비오거나 흐린 날도 분위기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므로...특히 요즘은 심적으로 우울한 관계로 맑은 날은 더 괴롭더라. 맑은날엔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는것 같고, 나만 혼자 왕따된 기분이 들기도 하므로...  왜 나갔냐하면, 집에 있으면 우울해서 잠이나 잘까봐.  :-]  (난 나름대로 우울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오늘, 비오고 안개끼고 온갖 날씨의 쇼를 하는 가운데 단풍구경을 했는데,  하하하, 안개가 자욱하니까 단풍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보일때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유쾌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왜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가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난 여태 살면서 단풍구경을 해 본적이 없었다...)  단지 자연이 선사한 알록달록한 풍광속에 내가 흐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색깔치료' 와 같은 위안을 받았다.  미국 미술사에서 21세기에 '추상표현'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Rothko 를 위시한 작가들이 '어마어마한' 캔바스에 색칠을 해 놓는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워싱턴의 미술관에 가면 21세기 추상표현주의 관련 작품들이 전시된 곳은 홀이 넓고 그리고 벽을 '압도'하는 대형 작품들이 걸려있다.  나는 이 전시장들을 좋아하는데, 왜냐하면 그 어마어마한 작품 앞의, 어마어마한 색상 앞에서 앉아 쉬거나 서있을때, 색이 내게 스며드는 듯한 유쾌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색이 되고 색이 내가 되는듯한 느낌. 나는 그 느낌이 참 좋다.  그런데, 단풍 구경을 갔을때, 알록달록하게 물든 자연이, 혹은 뿌연 안개가,  흐려서 수묵화처럼 보이는 무채색의 풍경이 내 몸에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 몸이 자연과 동화가 된다는 느낌이 들면서,  '괜챦아, 괜챦아' 라는 기분이 들었다. 뭐가 괜챦은가하면...그냥... 견디기 힘든 시간이지만  그래도 괜챦다는.  이 시간을 용서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괜챦다는.  막막하지만 그래도 괜챦다는.  사람들은 색깔을 몸에 담기위해 단풍구경을 가나봐...했다.

 

 

 

 

이곳이 바로 애팔래치아 산맥 등줄기에서 내려다본 셰난도 골짜기. Grandma Moses 모세 할머니가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살던 곳. 모세 할머니가 즐겨그리는 풍경화의 구도와도 흡사하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category/Grandma%20Moses

 

 

 

 

 

 

 

 

 

 

 

 

 

 

 

 

 

 

 

 

 

 

 

 

 

 

 

어느 모르는 인도계 가족 일동이 하필 내 차 밖에 모여서서 사진을 찍길래 나도 차 안에서 이들을 찍어봤다.  비와 빨간우산과 가무잡잡한 피부와 그리고 선량한 가족이 그려낸 예쁜 그림.  이들이 행복해보여서 나도 좋았다.  모두 행복하시길.

 

 

 

 

 

돌아오는길 Apple House 라는 식당에서.  이들이 만들어 판다는 잼과 소스병을 찍어보았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동안.  이 식당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 Front Royal 에서는 명소인것으로 보인다.  하이웨이와 지방도로가 만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나같은 소풍객들이나 이지역 주민들 모두가 편안하게 드나들수 있는 곳.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었는데,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갔다.  난 3달러짜리 계란 샌드위치 (버터로 구운 식빵 사이에 얇은 계란부침 끼운것)를 먹었는데,  내가 내 식성에 맞춰서 집에서 만든것보다 더 바삭하고 기름기없는 맛이었다.  어쩌면 다음번에는 이 식당에서 계란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이곳으로 달려갈지도 모르겠다.

 

 

 

 

 

 

Applie House 의 위치는 워싱턴에서 갈경우 하이웨이 66 서쪽방향으로 50마일쯤 달리다가 Exit 13 에서 나간다. 나가면서 셰난도 국립공원 안내판을 따라서 달리다보면 국도 55번상에서 주유소가 나타나고 주유소 옆에 빨간 건물이 나타날것이다.  이곳이다. Exit 13으로 정확히 나가면 쉽게 찾을수 있다.

 

 

[Movie] 교황님의 변소 The Pope's Toilet (El Bano del Papa)

 

 

http://www.imdb.com/title/tt0482901/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우루과이 출신의 감독이 만든 영화. 

 

브라질과 우루과이 국경지대의 우루과이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국경을 넘어 브라질의 도시에 가서 장을 봐 올수 있다. (미국의 텍사스주 엘파소에 가도 비슷한 광경을 볼수 있다. 엘파소의 미국, 멕시코 국경선에서 멕시코 사람들이 매일 합법적으로 다리를 건너 미국에서 장을 봐가지고 돌아간다.)   그런데 자신들의 생필품만 사면 문제가 안되는데, 마을의 소매점의 심부름으로 물건을 기준치 이상으로 대량으로 사다 넘겨주는 일을 하고 품값을 받기도 한다.  이경우 '밀수'에 해당되므로 물건을 빼앗기거나 처벌을 받게 된다.

 

어느날 이 작고 보잘것 없는 마을에 '교황님'이 방문한다는 뉴스가 나온다. 마을 사람들은 '교황님이 오시면 수많은 신도들이 교황님을 보려고 몰려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 사람들에게 빵을 팔면 어떨까?' 뭐 매우 '사업감각'이 뛰어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가지고 이 지역 사람들이 비상금을 털거나, 혹은 있은 땅을 팔아서  '사업'계획을 세운다. 어떤이는 수만명을 먹일만한 소세지를 만들 궁리를 하기도 하고, 빵을 수만명 먹일만큼 만들어 팔 궁리를 하기도 한다. 주인공 남자의 계획, '사람들이 갑자기 수만명이 몰리고 빵이나 음료수를 먹게 되면 변소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변소를 지어서 변소 입장료를 받아야지.' 그래서 무일푼인, 막노동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남자가 심지어 딸의 학교 월사금까지 다 털어다가 변소를 짓기에 필요한 물건들을 브라질에 가서 사들이고, 온갖 고생을 다 한다.

 

예상대로 교황님이 온다. 그런데 수만명, 수십만명이 올거라고 떠들어대던 방송 보도와는 달리, 그 자리에 모인 사람은 천명 수준이었고, 행사도 일찍 끝나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은 간단히 교황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들간다. 수만, 수십만명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던 사람들은 완전 망한거다. 소세지는 돼지밥이 되고, 빵은 길거리를 굴러다닌다.  남자가 지은 변소는 가족변소가 되고만다.

 

어찌보면 한심하고 비참한 얘기 같은데, 영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삶은 곤궁하고 절망적으로 흐르는데, 등장인물들의 표정에는 그런 비참성이 보이지 않는다.  다들 술 한잔 먹고 웃고, 그리고 또 하루를 살아간다.  이란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많이 만들었었다.  인생은 씁쓸하고,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고.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주인공 남자의 끝없는 실수, 실패, 좌절을 생각하면 인생 왜 이러고 사나 싶은데, 술한잔 마시고 행패부리고나서 또 뭔가 살아갈 궁리를 하는 그 남자를 보게되면,  우리도 용기가 생긴다.  까짓것, 가진자나 못가진자나 결국 다 죽는거니까, 내가 조금 못가졌다고해서 기죽을것 없지, 뭐 이런 심보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좋은 영화다. (풍광이 아름답다).

 

 

[Movie] Paris 36 (원제: Faubourg 36) 2008

 

 

http://www.imdb.com/title/tt0948535/

 

 

온가족이 즐길수 있는 아름다운 뮤지컬 드라마. 등장인물들과 장면들이 동화처럼 아름답다. 음악도 아름답고. 내게 특히 인상적인 인물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20년을 집밖에 나가지 않고 라디오만 들었던 작곡자 (Radio Man).  그는 세상을 등진채 '라디오'에서 전해주는 세상소식만을 듣는다. 

[Movie] Lars and the Real Girl (2007)

 

http://www.imdb.com/title/tt0805564/

 

 

사람이 평생 갖게 되는 '보이는/보이지 않는 상처. 

그 상처를 치유하는데 필요한 요소들로, 저자/감독은 친구, 가족, 마을사람들(공동체), 전문가 (정신과의사) 등이 어떻게 서로 협조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아름다운 코미디.

 

Lars의 엄마는 난산으로 Lars 를 낳고 죽는다. 그 결과 Lars 의 아버지는 두 아들을 키우며 우울하게 살다가 사망한다. 큰아들은 우울한 아버지를 못견뎌하다가 집을 나가버렸고, 아버지가 죽은 후에야 이제 막 결혼한 아내와 집으로 돌아왔다.  작은아들 Lars는 아버지가 죽고 형의 부부가 집으로 돌아온 후 별채 주차장 구석에 붙어있는 방에서 따로 생활한다.  큰아들 부부는 Lars 에게 집에서 함께 살자고 하지만 Lars 는 별채에서 따로 사는 것이 훨씬 편하다. Lars는 착하고 성실한 직장인이고, 꼬박꼬박 교회에도 출석하는 착한 젊은이이지만 그 이외의 시간에는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고 혼자 있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다. 마을 사람들은 Lars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Lars가 착하고 상냥한 젊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단 Lars는 아무하고도 말을 하거나 만나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다.

 

어느날 Lars는 '섹스돌'이라고 할만한 인체와 똑같은 '인형'을 주문하여 집으로 배달시킨다.  그리고 '비앙카'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그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Lars를 위하여 모두 '섹스돌 비앙카'를 살아있는 사람처럼 대우한다. Lars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자세가 천국의 사람들처럼 선량하다. 코메디에서만 가능한 상황일것이다. 그래서 코메디가 좋다.)

 

정신과의사와의 대화에서 Lars 의 문제가 조금씩 발견된다. Lars는 자신을 낳다가 죽은 엄마, 죽을때까지 '우울'했던 아버지 때문에 어떤 죄의식을 안고 평생 살아왔을지 모른다. Lars는 사람들과의 '접촉'이 무척 아프다고 고백한다. 악수를 하거나 누군가와 스쳐도 불에 데인듯 접촉 부위가 아프다.  그러니 가족이 따뜻하게 안아줘도 Lars에게는 그것이 따뜻한 포옹이 아니고 온몸이 불에 데인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의 접촉 통증은 죄의식과 상실감, 우울감이 복합된 심리적 통증일것이다. 게다가 착하고 상냥하기까지 하므로 어디에도 그의 우울감을 표출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의 협조속에 내면의 고통을 조금씩 풀어놓으면서 Lars와 비앙카의 사이가 점점 멀어진다.  Lars는 비앙카에게 청혼했으나 거절당했다고도 하고, 비앙카의 건강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마을사람들은 진심으로 비앙카의 건강을 염려해주고 Lars를 위로해준다. 그리고 마침내 비앙카가 죽고 장례식을 치른다. (이는 Lars의 마음속에서 비앙카와 결별하는 과정일것이다.)

 

인형 비앙카는 Lars에게 무엇인가?  얼굴도 기억할수 없는 엄마 혹은 잃어버린 엄마 (여성)의 총체?

 

그런데 이것이 Lars만 겪는 일일까? 영화에 나오는 마을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에게도 아주 작은 비앙카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내가 애지중지하는 인형, 혹은 어떤 기념품이 비앙카일지도 모른다.  나 혼자 낙엽을 보며 중얼거릴때, 내 곁에 비앙카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잊혀진 애인이 준 작은 선물을 버리지 못하고 매일 들여다본다면 그것이 비앙카일지도 모른다.  영화 Where the wild things are ( http://americanart.textcube.com/131 )에서 도깨비들은 꽥꽥대는 올빼미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나눈다.  어떻게 올빼미가 꽥꽥대는 소리를 '언어'라고 알아듣고 대꾸를 할 수 있을까?  이 영화에서 Lars는 '말없는' 인형과 대화한다.  한마디로 저 알아듣고 싶은대로 알아듣고, 저 대답하고 싶은대로 대답하는 것인데, 왜 이런짓을 할까?  ....그러고 싶으니까....  그러지 않으면 미치겠으니까.... 그러지 않으면 미칠지경이니까....   마을사람들이 혹은 영화를 보는 우리가 Lars와 공감하는 이유는, 역시 우리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내 말을 온전히 알아듣고, 서로 온전히 소통할수 있는 비앙카를 간직하고 살아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