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나는 내 학생에게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학생의 행동이 여하하건 간에 학생을 이끄는 선생이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선생에게 어떠한 사명이 있는지, 그것을 깨닫게 해 준 이가 내 학생이었다는 말이다. 나는 아마도 두고 두고 그 아름다운 얼굴을 떠올리게 될것이다. 내가 선생 직업을 갖고 있는 한.
오늘 나는, 다시한번 선생이란 사람들의 판단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선생이란 사람들은 줄타기 광대와 같아. 공중에서 아슬아슬 균형을 잡아야 한다. 도덕적 균형감, 정의감의 균형감에 대해서 항상 고민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정의이고 어디부터가 불의인지 늘 사색해 봐야 한다. 특히 상황이 복잡해보이고 어딘가 한반향으로 쓸려 간다는 느낌이 들때, 그럴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선생의 정의감이 무너지는 순간, 학생들은 판단의 근거를 잃게 된다. 그런데...가끔 어디까지가 정의이고 어디부터가 불의인지 그것이 분간하기 어렵다는 말이지. 애매한 경계에서 판단을 해야 할때, 그때 그것이 정의에 입각한 것임을 스스로 확신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최선의 선택이었기를 바랄뿐.
오늘 수업중에는 휴식 차원에서 샌델의 'Justice'에 소개되었던 예제들, 윤리적 딜레마 상황을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토론을 시켜봤다. 무엇이 정의인가, 무엇이 공평한 것이고, 무엇이 타인을 진정 돕는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는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들이 취하는 액션의 방향도 정 반대로 구현 될 수 있다. 어찌 되었건, 이런 고민의 과정을 토론을 통해서라도 거치다보면, 사람들은 좀더 행동이나 언어에 신중해 질지도 모른다. 그런 바램이다. Consciousness raising 효과라도 있지 않을까. 경각심. 우리 판단에 대한 경계. 혹은 철학에 기반한 사고 방법.
결국 학생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내가 균형감을 잃지 말아야 하고, 내가 어떤 분별력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칙이란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원칙이 눈앞에서 바로 설때, 학생들은 원칙이란 것이 존재 한다는 것을 실감할 것이므로. 원칙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가르치지도 않으면서 (심지어 원칙을 보란듯이 망가뜨리면서), 원칙에 무지한 학생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경멸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행동으로 가르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지.
살면 살수록, 나의 행동이나 언어 행위가, 사소하지 않음을, 위중함을 발견하게 된다. 삶이 무겁다. 가볍게 사는 것이 내 목표인데, 내 삶은 더욱 무거워지고, 나는 더욱 조심스러워지고....그대신,....단단해져가는 느낌도 든다. 나는 아직도 더 자라야 하는 나무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