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6일 화요일

나의 그레고리 팩

 

 

내가 동료로 스카웃 해 온 '일명, 그레고리 펙' 교수.  오늘 첫 수업이었는데, 학생들로부터 매우 만족스런 평가를 받았다. (ㅎㅎㅎ. 흐뭇.)  캬, 내가 여태까지 프로그램 대장질 하면서 영입한 교수들중에 가장 나의 '자존심'을 세워준 파트너라고 할 만하다.

 

이분은

 * 학식

 * 경륜

 * 인격

 * 인물

모든것을 고루 갖춘 나의 보배라고 할 만하다. 흐뭇한중. ㅋㅋ.

 

이번학기 내가 가르치는 과목

 1. SLA

 2. Sociopolitical implications of SLA

 3. Teaching Reading and Writing (ON-line).

 

점점 가르치는데는 도사가 되어가고 있는데, 내 연구실적을 키울 시간이 부족하다. 이러다가 강의전문 교수로 자리를 잡게 될까봐 근심을 하고 있다.  연구해야 하는데. (나는 강의와 연구를 모두 잘 해내고 싶다.)

 

 

 

 

 

 

Spring! 봄학기 시작

봄학기 개강일.

 

새벽에 학교에 와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는데, 새벽에 학교에 온 내 학생이 전하는 새해선물.

헤어밴드

이것 나한테 어울릴것 같아서 '한국'에서 사온거라고. 반짝반짝 반짝이가 붙어있다. 별같다.

 

그래서 기념착.  개강기념.

 

 

내 학생이, 내가 왕관대신에 헤어밴드를 착용한다는 사실을 감지해낸것 같다. 영특하다.

 

수업시작 7분전.

2010년 2월 13일 토요일

The Cold Day 추운날

The Cold Day 1858

Pierre-Eduard Frere, French,(1819-1886) oil on panel

2008년 7월 19일 볼티모어 Walters Art Museum 에서 촬영

 

 

이 그림, 제가 일전에 소개했던 어떤 화가의 그림과 분위기가 유사하죠...  사진 파일들을 포터블 하드로 옮기면서, 옛날 사진들을 보다가 발견한 것인데요. 

 

 

http://art.thewalters.org/viewwoa.aspx?id=24930

http://art.thewalters.org/webimages/ARG_37.29_Fnt_UK.jpg

 

Frere (1819-1886)의 좀더 선명한 이미지를 월터스 미술관에서 빌려 왔고요.  아래는 이스트만 존슨 (1824-1906)의 'The Early Scholar' 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프랑스, 미국 화가가 비슷한 시기에 그린,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입니다.  Frere의 그림은 1858년에 그려진 것이고 Johnson의  그림은 1865년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스트만 존슨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수학한이래로 유럽등지를 다니며 당시의 미술가들과 조우하다가 1855년에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이들이 서로 교유하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210

http://americanart.textcube.com/367

 

 

두 작품 모두, 참 사랑스러운 장면이지요.  Frere 는 주로 이런, 어린이들의,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묘사한 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 저 위의 사진은 제가 미니카메라로 대충 아무렇게나 찍고 다닐때의 흔적이라... 지금보니 한숨이 나오는군요.  그때도 그림을 발견하고 하도 좋아서 몇장이나 찍었는데, 그나마 그중 가장 낫은 것이지요.  :)

 

 

 

 

 

2010년 2월 12일 금요일

장례 행렬과 개 한마리

 

 

P국장이, 쉬엄쉬엄 일하라고 우스개를 들려준 것이다. 

 

어떤 사람의 부인이 죽었다.  그래서 그의 친구가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인사를 하러 갔다.

장례행렬을 보니 부인을 잃은 남자 곁에 개 한마리가 따라오고, 남자 뒤로는 조문객으로 보이는 신사들의 줄이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친구가 홀아비가 된 사람에게 다가가서 조의를 표하며 물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그러자 홀아비는 옆에 따라오는 개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대꾸했다.
  " 이 개한테 물려서 즉사를 했다오."

 

이 말을 들은 그 사람은 홀아비의 귀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그 개좀 ...나 좀 빌려주면 안될까?"

 

홀아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뒤에 줄줄이 따라오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거야 어렵지 않네만,  저 뒤에 가서 서게나. 개 빌려달라는 사람들의 줄이라네..."

 

 

냐하하하.   이얘기 진짜 웃겼다. 하하하.

 

 

 

 

여우언덕에 난 오솔길

 

 

우리 식구들중, 아무도 집 뒷동산에 나간 적이 없다. 앞마당 눈을 치우느라 바빠서, 뒷마당은 아예 손도 못대고 있다.  가끔 왕눈이만 뒷문 앞에 나가서 어슬렁거리다가, 쌓인 눈만 쳐다보다 들어오곤 했다.

 

그런데, 내 여우가 살던 여우언덕에, 마치 오솔길같은 길이 생겨났다.  그 길은 우리집 뒷문에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아무도 뒷문밖에 안나갔으니까.  그 길은 언덕쪽에서 생겨나서  다른 숲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내가 추측하기에  우리집 뒷마당에 살던 ground hog (=우스척 = woodchuck) 들이 눈속을 헤치고 돌아다니느라 오솔길이 생긴 것 같다.  작은 짐승이 '도로공사'라도 한듯, 삽으로 판듯, 선명하게 길이 나 있다.

 

나는 이들의 '도로공사' 결과를 창밖으로 내다보며 웃는다.  땅두더지같은 놈들. 눈길을 파고 돌아다녔다 이거지... (상상하니 귀엽다).

 

 

 

 

그냥, 책도 다 팽개치고, 배낭하나 어깨에 지고, 카메라하고, 공책, 연필 이렇거 갖고 다니며 한 일년 쏘다니고나면,  나를 시시때때로 엄습하는 이 절망감, 우울감, 남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나도 유혹을 받는 이 얼치기 삶의 자세가 개선되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해본다. 

 

아니 아니, 우드척이 눈을 파고 돌아다니듯, 나도 내 공부를 들이 파야 하는거지.  '너 개강준비 안했쟎아!'  그래, 공부해야 할 시간이다.  공부...

 

내가 공부 열심히 하면,  여우가 돌아와줄까?

 

 

 

 

Renoir 빨래하는 여인들

 

 

Washerwomen 빨래하는 여인들 c.1888, oil on canvas

Pierre Auguste Renoir, French, 1841-1919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2010년 1월 23일 촬영

 

 

얼핏 보기에 크레파스와 파스텔로 그린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 보고나서, 느낌이 하도 좋아서, 그림카드도 한장 샀지요.  엄마한테 부치려고.  아마, 이 그림을 발견했을때부터 엄마 생각이 났던것도 같아요.

 

개울에서 빨래 해 본 세대도 내가 마지막이 아닐까... 아 저도 본격적으로 빨래를 손으로 해 본일은 없는것 같습니다. 어릴때 개울가에서는 주로 어른들이 빨래할때 옆에서 노는 정도였고,  아...어른이 되어 몇년간은 열심히 손빨래도 했었군요.  애들 기저귀 빨래.  그러니까, 큰애, 작은애 낳아서 키우는 4년간은 저도 제법 헝겊 기저귀를 성실하게 '손'으로 빨아댔습니다. 기저귀는 세탁기에 세제넣고 돌리면 안된다고 믿던 시절이라서, 기저귀만큼은 손으로 빨래비누 사용해서 빨아댔군요.  (나도 제법 성실하게 산 시절도 있었군.)  기저귀는 햇살에 말려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햇살을 따라다니며 기저귀를 널기도 했고.  오후 햇살속에 바삭바삭하게 마른 흰 기저귀를 '따서' 개는 손맛도 기억이 나는군요.

 

제 기억속에, 가장 오래된, 빨래터 기억은,  이런 정경하고 비슷해요. 온가족이 아직 시골에서 지낼때니까 세살 혹은 네살이었을텐데, 엄마는 그당시 한복차림의 시골 아낙이었고, 머리에 머릿수건을 쓰고, 앞을 다 가리는 커다란 행주치마를 두르고 이렇게 개울에서 이불빨래를 하고 있었지요.  나는 엄마가 빨래하는 근처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고. 그당시 시골에서는 이불 빨래를 해가지고는 개울가, 수풀에 걸쳐서 널었어요. 수풀위에 허연 이불호청들이 이리저리 널리는거죠.

 

그때, 나도 그림속의 아이같은 앞가리개 옷을 입고 있었어요.  (이것은 아마도 재봉실력이 있는 엄마가 이불호청 같은 광목천으로 앞가리개식으로 만들어 준것 같아요.  우리 시골 마을에서 우리 언니와 나만 이런 앞가리개 치마를 입고 살았지요.).   그때는 개울가에서 놀다가 목이마르거나, 그냥 심심하거나, 배가고프면,  어마는 저만치서 빨래를 하고,  물오리가 몇마리 저만치서 돌아다니는데, 나는 여기서 그 개울 물을 손으로 떠 마시고 그랬어요.  물속으로 송사리떼 돌아다니고.

 

그림속에 서있는 여인은 르누아르의 애인이었다가 훗날 정식으로 결혼을 한 여인이고, 꼬마는 그 여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첫 아들.  (앞치마같은 것을 입고있어서 소녀인줄 알았는데, 남자 아이라는군요.)  개울 물 졸졸 흐르는 소리가 나는것 같죠?  햇살은 따스하고, 살랑살랑 따뜻한 바람이 부는것 같아요. 다음주에 출근을 하면, 우체국에 들어서 엄마에게 이 카드를 부쳐드려야지.

 

 

 

 

 

 

[Film] Love Letter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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