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5일 일요일

자연사 박물관에서: 나하고 닮은 친구, Our Inner Ape

 

 

 

자연사 박물관에 멸종되는 식물에 관한 세밀화 전시회가 있어서, 나간 길에 거기 가서 구경하고,

다른 전시관도 어슬렁거렸다. (언제 가도 신기한 볼거리가 정말 많아요!)

 

그냥 어슬렁거리며 놀다가, 뮤지엄샵 서점에서 Our Inner Ape 라는 진화 관련 책을 발견했는데, 사고 싶어서 헥헥.

 

Our Inner Ape: A Leading Primatologist Explains Why We Are Who We Are

 

 

사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내일모레 킨들 오니까, 전자책 사야해 전자책' 이러고 그 자리를 얼른 빠져나왔다.  내용을 살펴보니, 이미 알고 있는것들을 포함하여 공감할만한 챕터들이 정리가 되어 있던데.

 

문제는, 아마존으로 검색해보니 종이책 신청하면 10달러 미만으로 이틀에 무료 배송해준다는데

전자책은 13달러 가까이 한다. 전자책은 종이값도 안드는데 왜 비싼가? (갸우뚱).

비교해봐서 종이책이 싸면 종이책을 사겠다고 생각을 바꿔본다.

 

 

앞으로 당분간, 책 주문할때마다, 전자책이냐 종이책이냐. 뭐가 더 싸냐. 뭐 이런 고민을 하게 생겼다.

 

 

어제 내친구 사과 님이 찍어준 사진~

어제, 2010년 9월 4일 토요일.

오랫만에 국립 미술관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 나들이를 나갔는데

내친구 사과님도 시간 맞춰 나왔기 때문에

둘이서 온종일 종알종알 하면서 구경을 다녔다.

 

내가 잘 아는 분야는 내가 설명을 잘난척하면서 하고,

사과님이 잘 아는 분야는 사과님이 조용하고 겸손하게 나지막하게 설명을 하고.

남 얘기 안하고.  작품이나 정신적으로 고양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하루 일과가 지난 후에도 편안하였다. (피곤 한 줄 몰랐다.)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라, 원하건 원치 않건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인데

어느때는 단지 5분을 함께 있어도 '미치게 피곤해지는' 사람도 있고

얼굴만 봐도, 그 사람에게서 어떤 암담한 기운이 느껴져서 회피하고 싶은 사람도 있었다.

나 역시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느낌을,

어떤 사람에게는 재수 없는 느낌을 줄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온종일 함께 얘기를 해도 지치기는 커녕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운이 나는 경우도 있다.

어제는 참 편안했다. 

온종일 돌아다니다가,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새벽 두시까지 원고를 만지작거리다 잘 정도로 나는 기운이 넘쳐있었다.  아,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함께 있어도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 사람. (그게 참 어렵다.)

 

 

내 친구 사과님이 손전화기로 '사진 딱 한장만 찍어도 되나요?'하고 묻고, 내 허락을 받은 후에 찍은 사진이다. 하하하. 예쁘게 찍어주셔서 사진이 참 마음에 든다.

 

이곳은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과 초상화 갤러리가 함께 있는 레이놀즈센터 코트야드.  헤어지기 전에 30분간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했었다.

 

 

 

 

 

 

Close Encounter (미지와의 조우) : 다람쥐 편

2010년 9월 5일.

 

찬홍이와 디씨 미술관 구경 갔다가 돌아 오는길에, 다람쥐를 만나서 한시간 가까이 다람쥐 (squirrel)의 행동을 관찰하며 다람쥐와의 우정을 쌓았다.  찬홍이와 내가 협력하고 다큐멘터리 찍듯 수십장의 다람쥐 사진을 찍었는데, 그중 두장만 대충 잘라서  축소해서 (원화의 맛이 다 증발되어 버리고 만다) 공개.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 옛날에 이런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외계인과 인간이 만나는.

 

나도 매일 길거리에서 지나치는 다람쥐이긴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워싱턴디씨에 관광을 나온, 그냥 구경나온 시민들이 다람쥐에게 못된 장난을 할 일이 없을것이고,

그래서인지 이곳의 다람쥐들은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무서워서 피하지만

나처럼 손에 맛있는 아몬드라도 쥐고 있는 사람에게는, 다가와서 '나좀 줘'하고 말을 건다.

 

요즘은 외출할때, 간식이나 점심 삼아서 아몬드나 견과류를 한줌씩 갖고 다니는 중인데,

혹시나 싶어서 아몬드를 줘 봤더니, 내 곁을 떠나지 않고 그걸 달라고 성화.

다람쥐가 내 손의 아몬드를 받기 위해서 심지어 내 손을 꼭 잡으러 든다.

다람쥐의 앞발은 부드럽지만, 발톱을 세우면 곧바로 비수처럼 날카로워진다.

이것은 이빨과 발톱을 가진 포유류는 공통된 사항일 것이다.

(다람쥐의 날카로운 앞발톱이나 앞니에 물리면 손가락에 상처가 나거나 살이 잘릴지 모르므로

절대로 나를 따라서 흉내를 내시면 안된다. 사고 날 가능성이 크다.)

 

전에, 여우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던 기술을 발휘해서

다람쥐와도 쉽게 -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대개, 수줍고 낯 많이 가리고 약간 자폐증있는 사람들이

인간과 소통하는것보다 동물이나 자연과 소통하는 쪽을 편안해한다.

나 역시 인간보다는 짐승과 쉽게 소통하는 편이다.

나로서는,

사람과의 소통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고,

자연과의 소통은 영혼의 평화를 가져오는 즐거움에 속한다.

 

다람쥐 관찰기는 다음회에.... :)

 

추신: 여기 이곳은, 국립 미술관 조각공원 울타리쪽. 도로 맞은편에 국립 문서기록관 (National Archives) 건물이 있다.

 

 

 

 

Ono Yoko, Wish Tree (2007) Hirshhorn Sculpture Garden

허시혼 미술관 앞에 조각공원이 있는데, 조각 공원 입구에는 평범해 보이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나무에 자그마한 꼬리표들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잠시 나무가 살랑일때 함께 흔들리는 소망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보면 좋을 것이다.

 

 

이 나무는, 오노 요코씨가 2007년에 워싱턴에 심은 소망의 나무 (Wish Tree).

나무앞 안내판에는 초록색 상자가 부착되어 있고

그 상자의 뚜껑을 열면, 흰 꼬리표 (tag)와 연필들이 나온다.

꼬리표를 꺼내어, 거기에 연필로 소망을 한가지 적어본다.

 

 

 

 

나는 '평화'라고 적어보았다. 

나 개인의 평화, 사회의 평화, 인류 전체의 평화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하므로. 무엇보다도, 내 마음의 평화를 나는 소망한다.

 

 

 

다른 사람들이 소망에 나의 소망을 기대어 본다.

 

 

 

또 누군가가 나의 뒤를 이어 나무에 다가와 소망을 적을 것이다.

 

 

새들의 아침 몸단장: 알함브라 궁전의 새들

 

스미소니안 캐슬 뒷편에 가든이 몇가지 있는데, 이곳은 Fountain Garden 구역이다. 스페인에서 14세기에 건축된 알함브라 궁전의 분수 정원을 본따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뒷편의 검은 벽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벽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벽분수.  사방을 벽 분수로 두르고 한적한 시간을 보낸 알함브라 궁전의 사람들.

 

나는 아직 스페인에 가보지 못했다.

스페인에 가면 알함브라 궁전에 가서 정말 이러한 분수가 있는지 확인해봐야지.  그리고 그 전에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기타곡을 연습해야지. 그런 상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중앙 분수 주변의 네 모퉁이에 작은 물확 같은 샘도 있는데, 그 샘은 새들의 놀이터였다.

새들이 와서 물 마시고, 물을 흩뿌리며 날개털을 씻고.

천국은 어떤 곳일까?

사람들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천국같은 곳들을 만들어낸다.

나는 알함브라 궁전에 가보고 싶다.

 

2010년 9월 5일 일요일.

 

 

 

2010년 9월 4일 토요일

봉숭아 꽃물

 

 

어젯밤에 봉숭아 꽃을  소금과 짓찧어서 감고 잤는데, 아침에 예상보다 진하게 물이 들었다.

열 손가락 가득.

그리고, 오늘 아침에 워싱턴 디씨의 국립미술관을 돌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서 지하 카페에 들렀는데

관광객으로 보이는 가족들이 옆 테이블에 있다가,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나와 내 친구에게 다가왔다.

마침 그이는 자신이 사진가이고 내 카메라를 잘 안다며 흔쾌히 우리들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 일행중에 남자가 내 손을 가리키며 '손 끝이 왜 빨간가?' 관심을 표했고

그래서 나는 이것이 자연 꽃물이라고, 손톱이 다 자라도록 지워지지 않는다고 설명을 해줬다.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인 이 사람들은 신기한듯이 이 꽃물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내가 물들이는 방법을 한마디로 설명해주고

부가적으로 "그런데, 첫눈이 올때까지 손톱끝에 이 꽃물이 남아있으면, 사랑이 찾아온대" 했더니 경이적인 표정으로 들여다본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꽃을 구할수만 있다면 자신들도 물들여보고 싶다는 표정이었다.

특히, 일행중에 열살쯤 되는 소녀가 있었는데, 그 금발 소녀는 특히나 부러운 표정으로 "손가락 정말 이쁘다, Your finger nails are really cute" 하고 탄성.  아, 정말 내게 꽃 한줌이 그자리에 있었다면, 그 금발머리 소녀에게 꽃물을 들여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본것인데,

내년에 화분에 봉숭아를 잔뜩 키워서

내 손을 곱게 물을 들인후에

길거리에 서서

 "내추럴 네일 아트! 천연 손톱 칼라링!  열손가락 20달러!"

 

뭐...이거 장사하면 한 이백불 하루에 벌수 있지 않을까?  :)  헤헤헤.

이거 좋은 장사 아이템이야...

 

게다가 나는 아이들 손을 봉숭아로 묶어주면서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지어내어 들려주는거야.

원래 나는 허황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어내는 선수이니까.

하하하.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여성들, 심지어 남자들도 내게 손을 맡길걸 아마.

오가닉, 건강, 천연 손톱 물들이기.

(아 나 이거 특허내고 내년에 장사 시작할까보다.)

 

 

National Mall 2010년 9월, 하늘이 높고 파란 초가을 아침

지난 봄 이후로 이사한다, 한국 다녀온다 하면서 경황없이 지내느라 미술관 리뷰나 미국미술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지내왔다.  이제 가을 바람이 부니, 미국 미술 이야기를 다시 써보기 위해, 일단 워싱턴 디씨 내셔널몰 지역의 국립 미술관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 박물관등을 간단히 둘러보았다.  (간단히라고 썼지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곱시간 동안, 앉아서 쉰것은 점심과 오후의 커피 시간 한시간정도. 여섯시간 동안은 느린 걸음이지만 줄창 박물관을 헤메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워싱턴의 파란 하늘 스케치 몇장.

 

 

(1) 바로 요 앞에다 차를 세웠다.  오전 여덟시 30분의 햇살. 내가 워싱턴에서 제일 좋아하는 조형물. 워싱턴 기념비. 아침에 조지타운으로 산책을 나갈때도 강변 걸을때 멀리서 이 탑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 탑을 볼때마다 친구처럼 반갑다. 

 

 

 

(2) 자연사박물관 앞에서 건너다 보이는 스미소니안 캐슬.

 

 

 

(3) 국립 미술관 앞에서 건너다 보이는 허시혼 미술관 (왼편 둥근 건물)과 스미소니안 캐슬 (오른편) 가운데는 스미소니언 산업 미술관인데 현재 내부 수리중.

 

 

 

(4)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 동관 지하층에 있던 '손' 작품들. 그 작품 모양대로, 내 친구하고 연출해봤다. (아래) 내손. (위) 내 친구 손. 내 손가락은 봉숭아 물이 들어서 빨갛다. (오매 단풍들었네~) 나는 내 친구 '사과님'을 오늘 처음 만났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온종일 함께 그림 구경하면서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