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4일 일요일

찬삐 Sat 보느날

 

작은도령이 지난 12월에 SAT를 한번 봤는데, '야 그걸로 너 어디가냐? 답이 안나온다' 그래가지고, 세달쯤 착실히(?)  공부해서 3월 13일에 또다시 SAT를 치렀다.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시험장이었던 인근 고등학교에 데려다 주었다.  학교는 아직 문도 안 열리고, 처마 밑에서 시험 칠 아이들이 모여서서 문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원래 우리 부모님이 내가 대학에 가는 문제에 일체 신경을 안쓰고, 성적이 어떻게 되건 잔소리를 안하던 분이었고, (나한테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만...헤헤)  나 자신이 한국의 소위 일류대 출신도 아니고,  나 벌어먹고 사는데 아무 문제 없었으며, 나 자신이 내 출신학교와 내가 행복하게 사는것과의 상관관계에 아무런 장애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나 역시 자식들에게 뭐가 되라는 소리 안하고, 그저 밥벌이나 착실히 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뿐이다.   나 일류대 안나오고 뭐 별볼일 없이 이리저리 돌았어도, 지금 행복하고, 남 부러울것 없다.  지금이라도 어디서 장관자리 준다면 할 능력있고 (태평한 기고만장의 극치), 뭐... 그러면 되는거 아닌가.

 

애는 시험치고, 나는 윌리엄스버그에 놀러갔다. ㅋㅋㅋ

 

 

 

 

 

2010년 3월 13일 토요일

윌리엄스버그 (Williamsburg) 소풍

 

 

오늘, 작은도령이 SAT 시험을 치르는 날이었다.  윌리엄스버그에 갈 일이 생겨서, 새벽에 녀석을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세시간쯤 달려서  윌리엄스버그 역사 유적지에 도착.  미국 독립헌장 초안을 작성중인 토마스 제퍼슨과 기념사진도 찍고  (-.-)

 

 

 

 

마침 토요일이라 Farmer's Market 장이 섰길래, 장 구경도 하고

 

 

 

Rockefeller Folk Art  Museum 에 가서 내가 보고 싶었던 작품 사진도 찍고

 

 

 

 

어디든지 체험학습장이 있으면 시설 구경도 하고, 직접 체험도 해보고.

 

 

 

록펠러 포크 아트 뮤지엄 건물이 있던 자리가 원래는 1773년에는 공립병원이었다고 하는데, 전시장 안에, 끔찍스러운 당시의 '치료 도구'들을 전시되어 있었다.  정신 질환자들을 치료하겠다고 고안해낸 끔찍한 틀이 있었다. (왼쪽 사진)

 

 

 

록펠러 주니어 부부의 별장으로 사용되었던 집.  록펠러의 서재.

 

 

 

록펠러의 별장 초원에서 풀 뜯고 있던 말 한쌍이 사람을 보고 다가와서 건초를 받아먹었다.  날씨는 5월같은 봄날이었다.   즐거운 하루.

 

 

윌리엄스버그에 가야할 일이 있어서 갔던 것이지만,  하루를 소풍으로 보낼수 있었다. 무슨 일이건 그 속에 의미있는 무엇을 끼워 놓으면 일이 더욱 즐거워진다.

 

포크 아트 뮤지엄, 록펠러가의 별장, 이런 것들은 별도의 페이지에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야지...

 

 

 

 

2010년 3월 12일 금요일

나는 죽으러 간다

나는 죽으러 간다.
찬란했던 과거의 잔해와 함께
네가 나를 두고 떠난 그 길을 향해
코스모스 꽃잎을 휘날리며
텅빈 초췌한 모습으로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내가 너를 향해 죽음으로써
너에 대한 사랑이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막다른 골목의 내 절박한 심정이고


 

또 하나
내가 죽음으로써
또 다른 나를 탄생시키려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과거의 이상과
현실의 시점을 살아간다는 양면성의 가치는
절망과 파멸의 굴레로 남아 있기에


 

지금의 나는
너를 위해 죽어주고
나 자신을 위한 나로 탄생한 나는
너의 사랑을 고스란히 안고도
나의 나머지 인생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태어나는 것이다.

 

  -- 김 해경




2002년 한국의 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 '챔피언'에 나왔던 시.

 

 

 

어떤 학생이 '나는 죽으러 간다'는 시를 연상케 하는 '고별사'를 남기고 대학을 떠나는 모양인데, 그이의 고별사를 읽으면서 나는 엉뚱하게도 '나는 죽으러 간다'를 혼자 읊조리고 있었다.

 

아, 요즘에도 한국의 대학생들은 '대자보'를 쓰는구나. 

아, 요즘에도 한국의 대학생들은 '대자보'를 쓸때, 저렇게 절반 접고, 절반 또 접고, 절반 또 접는 식으로 줄을 그어서 그 줄에 맞춰서 반듯반듯하게 글을 쓰는구나.

아, 어쩌면 지금도 나는 한국의 대학생들과 소통이 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

그렇지...대자보를 쓰기 위해서는 저렇게 전지를 접고, 접고, 접고 또 접어서 우리의 손 힘만으로 줄을 만들고 그리고 그 줄에 맞춰서 글씨를 네모반듯하게, 약간 삐뚜름하게 적어야 하는 것이지.

이런 흐뭇한 생각을 혼자 하다가,

지금 흐뭇해 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문득 하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잘 난 후배여.

 

 

[Book] Why men don't listen and women can't read maps

 

http://www.amazon.com/Dont-Listen-Women-Cant-Read/dp/0767907639/

 

 

지난 일월에 샀던 책: Why Men Don't Listen and Women Can't Read Maps by arbara and Allan Pease 를 가끔 들여다보곤 했는데, 오늘 그냥 다 읽어버렸다. (왜냐하면, 비도 오고, 나가기도 싫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책 표지에 보면 Why women can't read maps 에 해당하는 그림으로 여성이 지도를 거꾸로 들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지도를 거꾸로 들고 들여다보는 여성.  아 하 (깔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미국에서 사는 몇해동안 혼자 지도를 들여다 볼 일이 많았다.  열흘가까이 혼자 운전대 쥐고 앉아 미국대륙 동서 횡단을 한 적도 있고 나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고 문제 해결을 해야 할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도를 읽을때, 나는 지도를 빙빙 돌려가면서 읽어야 했다.  그것이 일반적인, 여성들의 전형적인 지도 읽는 패턴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북쪽 방향으로 갈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남쪽방향으로 가야 할때, 그때는 지도를 거꾸로 해서 읽어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 내 방향과 지도의 방향이 일치를 하니까.  나는 내가 아주 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여태까지' 살았는데,  남자들은 지도를 빙빙 돌리지 않아도 방향을 잡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놀라워라)  그리고 그것은 우리 뇌에 '공간감각'을 관장하는 기관의 발달이 조금 차이가 나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그러니까, 나의 여러가지 행동 패턴이나 사고 패턴은 - 이 책에 나온 시험을 해보면 남성성향이 많지만, 나의 공간감각은 일반적인 여성들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사회생활할때, 공격적인 사람들 (혹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몸의 작용이 왕성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여성들 (외부 사회에서 자기 영역을 차지하고 활동하는 여성들) 도 다른 여성에 비해서 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많다는 식으로 저자들은 설명을 해 놓았는데,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많은 사람들은 현대문명사회에서 사회적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심장마비나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고,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도 있다)  어릴때부터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서 적개심을 키우면서 자란 나는 이것이 사회 불평등에 대해서 일찌감치 눈을 뜬 나의 감수성의 문제였던 것일까?  아니면 혹시 생물학적으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분비가 다른 여성들보다 더 많아서 생긴 현상이었던걸까?  뭐 이런 알딸딸한 궁금증도 일었다. (뭐 여러가지가 복합된 결과겠지.)

 

 

남성은 한번에 한가지밖에 못하므로, 운전중에 옆에서 잡담하는것을 못견뎌 한다거나, 언어 행동이 좀더 직선적이고 단순하다거나, 결과 중심적인 행동 패턴을 유지한다거나, 이런 현상들을 들여다보면 -  그리고 사회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여성들중에서도 저러한 행동패턴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대개 사회에 노출되고 어딘가에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  뭐냐하면, 가치나 선악의 문제를 떠나서 저런 인간들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저런 행동패턴을 유지해야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 아닌가?  자기 자신을 저런 식으로 단련해야 유리한 것 아닌가?  역으로, 힘가진 사람들은 언어를 직선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결과를 판단할 권한이 생기고...  음. 남성 주도의 사회에서는 남성적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에 유리하고...

 

난, 배아기에 테스토스테론에 조금 많이 노출되었을것이다.  그래서...좀, 거칠어졌을것이다. 뭐 이런 생각도 해봤다.  (내 잘못이 아니야. 호르몬 잘못이야~ 하하.)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 다 보고나서 깨달은 사실. 이 책의 저자들이

 

 

The Definitive Book of Body Language

 

요 책도 썼다. 2007년 6월에 한국가는 비행기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는데...내가 ESL을 가르칠때는 이 책의 일부를 카피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수업중에 세계 여러나라의 각기 차이나는 바디 랭기지에 대해서 토론을 하기도 했었다.  글을 참 재미있게 쓴다.  코믹하게. 기분전환용으로도 좋다.

 

 

 ***

 

직장에서, 행정적인 일 때문에 좀 심사가 비틀려 있었는데, 확 성질내려다가!  (이러다가 나 인간성 버리겠다 생각하고) 성질 부리는 대신에...에라 무시하자 이러고 그냥 책에 코를 박았다. 그런데 이것,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성질 부릴 일이 생겼을때, 성질 드러내는 대신에 (show your temper), 그냥 방에 처박혀서 평소에 시간없다고 미루고 있던 책이나 들이 파는거지.  그러다보면 성질 내려던 순간의 그 거품같은 것들이 사라지고, 나는 성질 안부리는 온유한 사람처럼 비쳐질것이고. 난 내 성질을 잘 컨트롤 해야 밥벌이를 온전히 할 것이다.

 

미뤘던 고생물학책이나 한권 읽어야지...승질나는김에... 에라.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기타의 추억: 기타리스트 심지석

 

요즘 기타를 다시 잡아서 손가락을 풀다보니, 옛날에 10년도 전에 내가 기타를 배우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래서 기타곡들을 찾아서 듣다가, 기타 관련 뉴스들을 찾아 보다가 내가 아는 기타리스트를 한명 발견했다.  기타리스트 심지석씨.  나는 배성학 선생님의 사사를 받았는데, 심지석씨는 당시 대학에 다니며 배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러 선생댁에 드나들었다.  내 수업이 끝날즈음에 단아한 용모의 심지석 학생이 나타났다. 이 학생이 기타를 잡으면, 그곳은 그대로 컨서트장으로 변했다.  배성학교수와 심지석학생이 함께 연주하는 것을 나는 홀린듯 보곤 했다.  (난 완전 날파리였다. 하하하.)

 

그렇게 배성학교수댁을 일년도 넘게 드나들었는데, 심지석씨와도 그런식으로 일년도 넘게 스쳤지만, 우리가 서로 말을 나눈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는 수줍고 과묵한, 기타에 미친 대학생이었고, 그의 스승앞에서도 말이 없었다. 배선생이 '지석아, 지석아' 하고 부르지 않았다면 나는 그의 이름도 몰랐을것이다.

 

배선생님이 기타를 전공하는 제자들을 모아 작은 기타 앙상블을 만들어서 연주회도 하고 그랬는데, 나는 거기 깍두기로 끼어서 아주 쉬운 파트를 조금 하곤 했다.  그렇게 어울려서 기타 연습을 할때조차 나는 심지석씨의 목소리를 들어본적이 없다. 오직 기타소리로만 말을 하는 사람 같았다.  우리집 큰도령은 이 심지석씨한테서 기타를 배웠는데, 근황을 알려주니 기뻐한다. (인터넷이 좋긴 좋구나. 요술방망이라서 누구든 찾으면 다 나오는구나)

 

 

배선생은 스페인 왕립학교에서 기타를 배웠는데, 심지석씨도 나중에 그리 유학을 다녀온듯 하다. 한국의 젊은 클래식기타리스트들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면 배성학선생님한테 사사받았다는 내용이 한줄씩 들어간다. 배선생님이 제자들을 많이 키워내셨나보다.  배선생님이 나한테도 기타 전공해보라고 꼬셨었는데, 나같은 곰손이 기타를 하면 곰도 기타리스트가 될것이다... 내가 나를 안다...나는 그냥 날파리처럼 뚱땅거리는 수준이지...선수가 될 소질도 열정도 없다. 나는 내 분야가 따로 있다. 배선생께서 잘 키워낸 젊은 기타리스트들을 보면서 -- 아 저사람들 그때...앙상블할때 드나들던 청년들이었는데!  하면서, 새삼 세월이 갔음을 절감한다.  하긴, 나도 세월만큼이나 먼데까지 와 있지 않은가.

 

 

 

 

[Book] Supernormal Stimuli: How primal urges overran their evolutionary purpose

 

http://www.amazon.com/Supernormal-Stimuli-Overran-Evolutionary-Purpose/dp/039306848X/

 

Alice in Wonderland 조조할인으로 보고, Victoria's Secret 에 들러서 공짜 빤쓰 하나 받아가지고, 반즈 앤 노블에 가서 신간 구경하다가  Supernormal Stimuli: How Primal Urges Overran Their Evolutionary Purpose 라는 진화생물학, 인류학 관련 신간을 하나 집어왔다. 아마존에서 사면 훨씬 가격이 저렴하리라는 것을 예상하면서도, 맘에 드는 책이 눈앞에 있을때는 그것을 당장 사야 한다는 욕구를 떨치기가 힘들다. 이것이 오프라인 서점의 존재 이유, 생존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하바드에서 진화심리학 연구하고 있다는 저자의 이력이 신뢰가 가고, 한챕터 읽어보니 이 사람의 이야기 풀어나가는 솜씨가 '타고난 이야기꾼'처럼 평이하면서도 매끈하다.  이 책은 전문가를 위한 학술서적이라기보다는 대중들을 위한 이야기책에 가깝다. 그리고...10여년전에,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읽어댔던 진화학, 진화심리할 계열의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내주는데, 추억속의 친구가 다가와서 어깨를 툭 치면서 옛이야기나 하자고 말을 거는것 같아서 눈물나게 반가왔다고 할만...한거가? 아마 그랬나보다. 옛친구를 만난것 같아서 반가워서 책을 샀을것이다.  오늘은 온종일 이 책이나...  (어쩌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는동안에도,  영화속의  붉은 여왕을 보면서 - 하필 매트 리들리의 The Red Queen 책 생각을 하다가 잠시 졸았던 것인데 결국 이 책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책 제목인 Supernormal Stimuli 는 노벨상 수상자인 생물학자 Niko Tinbergen 의 이론이다.  내식으로 해석해서 설명하자면, '특이한 것이 주는 자극' 정도로 번역할수 있을것 같다.  니코 틴버겐이 제시한 예를 옮기자면 -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뻐꾸기의 알이 그 새둥지의 알보다 크고 선명하다고 한다. 그러면 난데없이 크고 선명한 알이 하나 생기면, (우리 인간 같으면 의심을 하고 내다 버릴텐데), 새들은 그 크고 선명한 알을 더더욱 소중하게 품어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크고 잘생겼으니까! 눈에 띄니까! 특별하니까!  특별한 것은 위대한거니까!)   그 뻐꾸기알이 알에서 깨어나면 덩치도 더 크고 성질도 사나워서 원래 진짜 새끼들을 둥지에서 밀어내거나 혹은 아직 깨지않은 알을 밀어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데 양어머니는 그것이 남의 새끼인줄도 모르고 먹이를 물어다가 족족 그 놈 아가리에 넣어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놈의 아가리가 더 크고 벌린 아가리의 색깔이 더 선명하고, 크고 선명한것은 무조건 좋은거니까!!!

 

바로 이런 현상을 니코 틴버겐은 supernormal stimuli 라고 명명한 것이다. 특이하고 선명하고, 눈에 띄는것이 -- 그야말로 우리의 눈길을 끌고, 우리를 유혹하고, 우리를 잡아 당기고.  새만 그런것이 아니지. 인간도 그러하지... (여자들이 키크고 잘 생긴 남자를 왜 좋아하는가?  크니까... 남자들이 가슴 큰여자 왜 좋아하나? 크니까...ㅋㅋㅋ)

 

아아, 암놈을 차지하기 위해서 숫놈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동물종은, 숫놈의 고환이 자기 몸집에 비례해서 매우 크다고 한다 --> (한놈이 여러명의 암놈을 거느리는 동물사회).   

 

그리고  암수가 다양하게 짝짓기를 하는 개방적인 사회, 즉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동물사회에서는 숫놈의 고환이 몸집에 비례해서 볼때 작은 편이라고 한다.

 

뭐냐하면 경쟁이 치열할땐 고환이 커야 유리하고 (눈에 띄니까),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땐 고환이 유난히 클 필요가 없고...  그런데 '인간종'의 경우, 그 중간쯤이라고 한다. 몸과 고환의 비례가 다른 동물군에 비해서 어중간하다는 것이다. 경쟁치열한 동물군에 속하지도 않고, 경쟁이 없는 동물군에 속하지도 않고.  그러니까, 전에 어떤 '새'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적은적이 있는데, 키크고 잘생긴 남자 선호하는 암놈들은,  은연중에, 자기도 모르게, 여러암놈이 숫놈 하나 공유하는 그런 사회의 속성을 따르는거다.  선택의 기준에 큰덩치, 큰 키 뭐 그런거...그거.....(도리도리...)  -- 아무튼, 키 크고 덩치큰 남자는 내 취향은 아니다.ㅋㅋㅋ..

 

 

 

작가는 이 supernormal stimuli 가 인간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그 예를 우리의 식생활, 텔레비전 시청, 인터넷 사용, 그밖의 우리 삶에서 찾아서 보여준다. 책 자체는 가볍게 읽을만한 정도의 난이도를 유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화장실용 과학이야기책.  그래도 메모해둘만한 - 내게 새로운 내용도 몇가지 있었다.

 

아아, 틴버겐은  [솔로몬왕의 반지], [공격성에 관하여], [개가 인간으로 보인다]등,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Konrad Lorenz 와 함께 노벨상을 받은 학자였고, 그는 2차대전의 경험으로 매우 강력한 반 기독교주의자가 되었는데 (전쟁의 참상을 겪고나서 신의 존재와 종교에 대해서 냉담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딸이 친구들과 어울려서 교회에 가도 되느냐고 물었을때, 아주 차갑게 이를 막았다고 한다) 하하하, 이 사람이 옥스포드 대학으로 간거다. 거기서 누구를 가르쳤냐하면 오늘날 골수 반종교단체의 우두머리질을 하고 있는 '이기적 유전자'의 리차드 도킨스를 가르친것이지. 하하하. 도킨스 뒤에 틴버겐이 있었다는 것을 내가 몰랐다.  데즈몬드 모리스 역시 그의 제자였다고 하고.  아, 이런 족보가 여기저기 슬쩍슬쩍 감춰져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 웃고 그랬다.

 

 

 

5점 만점에 3.5 점 정도 줄만하겠다. 2010년 3월 10일.

 

 

 

 

 

[Supernormal Stimuli] 시베리아에서 여우 길들이기 실험

http://americanart.textcube.com/430  Supernormal Stimuli (pp 64-67 )에 소개된 이야기이다.

 

소비에트 정부의 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베리아로 쫒겨난 러시아 과학자들은 우리의 상상과는 달리, 자유롭게,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실험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춥고, 한정된 물자로 고생을 했지만, 연구 활동은 자유로운 편이었다고 한다.

 

 

시베리아로 쫒겨난 어떤 생물학자는, 이곳에서 사육되던 은빛여우 (모피용으로 사육된듯)들의 새끼를 데리고 실험을 했다.

  1. 여우 농장에서 여우 새끼들을 수백마리 분양해 온다.
  2. 여우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쓰다듬어준다.
  3. 사람이 쓰다듬을때 저항하면서 사람을 물고 반항하는 여우새끼는 여우농장으로 보내버리고, 저항하지 않는 여우 새끼는 계속 키운다.
  4. 이런식으로 사람에게 순종적이거나 친근하게 행동하는 여우새끼는 계속해서 키우고, 순종적이지 않고 사람을 따르지 않는 여우새끼는 계속해서 농장으로 보내버린다.
  5. 이런식으로 사람에게 친근하게 구는 여우새끼만 남기는 식으로 키우면서 이들 사이에 교배를 시킨다.
  6. 이런식으로 6대가 내려가자, 강아지같이 사람을 따르는 여우새끼들이 우글우글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여우새끼들의 털에 사람이 예뻐할만한 반점 무늬가 생기는가하면, 여우새끼의 귀가 축 처진것도 나왔다고 한다 (동물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가설중에는,  개의 귀가 뾰족한 것보다 처진것을 - 강아지와 같이 미 발달한 - 혹은 인간에게 더 귀엽게 보이도록 진화한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여우 길들이기 실험 이야기를 읽으니, 작년 봄에 내가 내 여우새끼들을 데리고 관찰하고 연구했던 생각이 나서... (아, 나도 나름, 여우 길들이기를 하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