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0일 일요일

왕눈이와 나.

 

 

 

무조건 부비부비 핥아대는 왕눈이.

왕눈이는 2003년 1월에 내동생네 가족이 입양한 시추종 개이다.  왕눈이는 몇년에 한번, 어쩌다 내가 한국집에 방문할때마다 나와 함께 지낸다. 내 동생 가족이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왕눈이를 내게 데려다주고 간다.  왕눈이때문에 내가 2004년에 미국집에서 개를 입양했을때 똑같이 '왕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것이 한국왕눈이와 미국왕눈이 이름에 얽힌 간단한 사연이다.  7년사이에 강아지이던 왕눈이는 할아범이 되었고, 나도 삽십대에서 40대로 넘어가고 말았다.

 

 

 

고모와 왕눈이와 학교 가는길

 

 

 

P선생을 버스 정류장까지 배웅을하고,

이웃에 사는 동생네 집을 습격

새벽에 잠자는 애들을 깨워서 시집살이를 시키고

다함께 학교에 가는길.

왕눈이도 함께 학교에 가는길.

'미국고모'와 함께 학교에 가는길.

 

 

 

 

 

출근길

 

 

 

2010년 6월 20일 오전 6시.

3년간의 워싱턴 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출근하는 P선생.

P선생의 출근을 돕는 '안내견(?)' 한국 왕눈이.

 

 

2010년 6월 11일 금요일

new york

 

 

이사 전부터 시작해서 지난 몇주간, 쉴 틈없이 보낸것 같다. 오늘 아침까지도 '뉴욕'에 가야만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암담함을 느꼈다. (너무 피곤해서.)  커피를 진하게 먹고 앉아 일단 일에 착수를 하니, 그럭저럭 다시 기운도 생기고, 몇가지 아이디어도 나오고.

 

그래서 결국. 애초에 1박2일 다녀오려던 뉴욕행이 2박 3일로 변경되었다. (안가려고 꾀부리고 있다가, 제대로 걸렸다. 하하하.  오전 열시까지도 징징거리고 있었는데, 이런 결론에 도달할 줄이야...)

 

내 계획은 시간을 쪼개어서,

 *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 부르클린 뮤지엄

요 두곳을 이참에 해결을 하고 오겠다는 것이다.  메트로는 몇차례 가 보았지만, 미국미술 공부 시작한 후에는 가보지 못했었다. 제대로 된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미국미술'쪽만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오겠다.  부르클린은 얼마전에 가려다가 사고가 생겨서 불발되었다. 이참에 해결하고 와야한다.

 

그리고, 여름 내내, 여름학기가 진행되는 동안

작은놈 대학 애플리케이션 작업 도와주면서

집에 처박혀서 미국미술 정리 작업에 몰두하겠다.

 

뉴욕을 '세계의 심장'이라고 불렀던가?  (물론 서구사람들 중심의 생각이겠지만)

그래서인지 뉴욕을 생각하면 약동하는 기운을 느끼게 된다.

 

 

 

2010년 6월 10일 목요일

옷 보따리 ~

지난주 일요일에 미주리주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여행짐을 꺼내 정리하면서 내가 저지른 실수를 깨달았다.

내가 숙소 옷장에 내 옷을 그대로 남겨두고 온 것이다! (으아악!)

 

사연인즉슨,

그 전날 나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들을 실수없이 차곡차곡 챙겨두었었다.

내가 원래 준비정신이 강해서 뭐든 앞질러서 준비를 다 해놓는 편이다.

성격대로 전날부터 이미 짐을 챙기고 청소상태까지 점검을 했는데

옷장속의 옷을 그대로 남겨두었었다.

왜냐하면

그 옷들은 그래도 내가 본교에서 여러 공식, 비공식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각종 회의에 참석할 것을 전제로 특별히 선택한,

얌전한 옷들이었는데 - 이런 옷들은 구김도 잘 가니 조심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옷장 옷걸이에 얌전하게 걸어놓은 상태에서

마지막에 숙소를 떠나기 직전에 가방에 챙겨넣겠다고 작정을 했던 것이다.

(미리 가방에 챙겨넣으면 다 구겨지고 말테니까...)

 

그런데 출발하는날에도 몇가지 공식적인 행사가 있다고

학장님이 서두르라고 하는 바람에

"난 어제 가방 다 싸 놨다구요!" 이러고 당당하게 보따리를 끌고 나왔던 것이다

(옷장속의 내 옷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

 

블라우스 몇장과 스커트 몇장. 그리고 정장구두 한켤레.

하하하 이것들을 미주리주 시골구석의 학교 숙소에 놓고 온 것이다.

 

부랴부랴 학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장님은 일주일간 본교에 더 머물면서 일을 하고

다음주에나 워싱턴으로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학장님!  제 숙소 옷장에 제 옷이 그냥 있어요! 챙겨 놨다가 오실때 갖다 주세요!"

학장님이 내 부탁을 듣고 내가 사용하던 숙소에서 옷들을 챙긴후에 전화를 하셨다.

"하이고 내가 이선생 비위맞춰주랴, 옷 챙겨주랴 바쁘다 바뻐.

이거 원 시애비가 며느리 챙겨주는 꼴이네, 하이고, 내가 이 옷보따리를 갖고 가면 집에 가서 마나님한테 맞어 죽을것인데~~~  나 맞어 죽으면 이선생은 조의금이나 많이 내셔~ "

 

학장님이 내 옷 갖다 줘야 내가 그거 입고 한국 갈 것인데~  (@_@)

 

 

 

 

2010년 6월 9일 수요일

비오는 수요일

2010년 6월 9일 흐리고 바람, 비.

 

아침에 출근하여, 텅빈 학교에서 (지난주에 종강했다) 일을 하는 중. 

내가 미주리주에 간 사이에 학생들이 제출한 기말 프로젝트들이 쌓여있어서

어제부터 그것들을 차근차근 평가하고 피드백 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휴...이제 언라인 과목 기말 프로젝트를 다운 받아서 평가하고 피드백 주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기말 평가를 모두 마치려 한다.

 

금요일에는 1박 2일로 뉴욕에 가야 한다.

다음주 화요일에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내가 한국에 가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과, 내게 주어진 시간을 비교해보자

  1.  기말평가 완료 (오늘 수요일)
  2. 여름학기 실러버스 완성 전송 (내일 목요일)
  3. 한국 방문용 선물 쇼핑 (언제 하지? 일요일에?)
  4. 1박2일 뉴욕방문 (금/토)
  5. 한국방문 보따리 싸기 및 각종 소소한 준비  (월요일)

따라서, 학교에는 오늘 내일 나와서 일하도록 하고

7월 7일에 돌아오면 그때 오피스에 다시 돌아올수 있을것이다. (화분들이 말라죽지 않게 하려면...화분들을 집으로 가져가야겠다. 우리 조교오빠는 화초가 말라 죽어도 그걸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화초에 무신경하다. 하하하. 게다가 요새 새댁이 애기를 낳는다고 병원에 들락거리느라 정신없다. 화초따위 그에게 부탁하면 안된다 하하하)

 

사실은...일 하다가 말고, 책상에 엎드려서 한시간 가까이 쿨쿨 잤다...

미주리에서도 피곤했는데, 오자마자 할일들이 쌓여있었다.

어제는 점심에 꼭 인사를 해야 하는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 점심밥을 먹어야 했고

저녁에도 역시 꼭 가야만 하는 자리에 가서 저녁밥을 먹으며 사교적이고 격식을 차린 대화에 집중해야 했다.

오늘 저녁도 내일 저녁도 밥 먹자는 제안이 쌓여있는데, 내가 기진맥진 상태다.

그러니까 일하다가 책상에 엎드려 쿨쿨 잠을 자지.

이것이 잠을 자고 일어난 - 제법 피부가 뽀얘진 얼굴이다. 하하하.

 

 

 

내 학생이 한국에 가서 내가 해야 할 일을 가르쳐주었다:

  1.  종합검진을 받는다 (사실 나는 여태 살면서 종합검진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 자궁암이나 유방암 검사도 받은적이 없다.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계가 노후하니 의무적으로라도 종합검진이란걸 받아보려고 생각중이다.)
  2. 내 얼굴에 생긴 점이나 기미를 제거한다 (내 학생의 설명으로는 피부의 점이나 얼룩이 나중에 피부암으로 발전할지도 모르므로 보이는대로 제거해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 게다가 나는 수년간 썬크림도 안바르고 플로리다의 햇살아래를 멋대로 돌아다녀서 얼굴에 기미가 끼어있는 상태다. 어쩌다 몇해만에 우리 언니가 나를 보면 무척 안타까워했다.  이번에는 가서 바로...처리를...)
  3. 치과에 가서 종합적인 '공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몇해전에 치과의사가 내게 종합적으로 뜯어고치자는 제안을 했었는데 마냥 미루기만 해왔다. 돈 이백만원 깨질걸 아마... 오래된 금 크라운을 다 제거하고 새로 교체해줘야 한다던데...(난 금으로 씌운 이가 여러개다.)
  4. 머릿결이 엉망이다. 원래 알이 굵고 윤기흐르고 생기있는 머릿결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지 근래 1년 사이에 머리가 푸석푸석하고 윤기가 흐르지 않는다. 뭔가 미장원에서 영양을 주거나 윤기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엄마를 모시고 미장원에 가서 한나절 보내면 해결 될 것이다.

 

아. 이거 다 하려면 돈 꽤나 깨지겠다... (한숨)

 

수요일이다

흐리고 비오고 바람분다.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나가서 라면집에 가서 점심으로 라면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근처 꽃가게에서 꽃을 한다발 살까...

 

내가 행복할때가 언제인가하면

장보러 그로서리에 갔다가, 꽃가게 기웃거리다가, (대개는 꽃사는것이 돈이 아까워서 구경만 하지만) 꽃을 한 다발 살때. 그때 행복감이 일시적으로 몰려온다.  아주 잠시, 반짝하듯 행복감을 느낀다.  특히 감사한 일은, 지금은 내가 내 앞가림을 할 만큼은 돈을 벌어서 꽃을 사고 싶을때 꽃 한다발을 살 정도의 여유는 있으니까. 그것이 감사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렇다. 옛날에 대학원 다닐때, 돈 아껴서 짤짤매며 써야 했을때, 그때는 늘 그런 상상을 했었다. 내가 공부를 마치고 정규직장을 갖고 살게되면, 그때는 계란을 사도 '오가닉 비싼계란'을 살것이고, 매주 꽃한다발씩 사서 내 책상을 장식할거라고.

 

그런데, 사실 직장을 다녀도 비싼 유기농 계란을 사기에는 돈쓰는것이 겁이나고 (그래서 늘 싸구려 계란을 집어들고), 그리고 매주 꽃다발을 사지도 않는다. 어쩌다 사고 좋아 할 뿐이다.  오늘은 일단 나가서 라면이나 먹고, 꽃집에 들러서 기웃거리며 꽃 구경하다가...한다발 사올까 말까. 날이 흐리다. 이런 날엔 뜨거운 라면을 먹어줘야 한다.